▲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달 2일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있었던 인천 검단 LH 안단테 공사 현장에 방문해 현장을 살피고 있다. © 데일리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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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조사 못 받아들여…국토부 철저 조사
지방 미분양? 버틸만한 수준·개입 안해
원희룡 장관은 1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부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최근 GS건설 부실시공 논란과 관련해 "GS건설의 검사 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조사를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철근을 빼고 이런 문제들을 명백히 알면서도, 또는 시스템에서 분명히 경고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뭉개졌다고 한다면 최강의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설계와 달리 철근을 빼먹으며 부실공사 한 GS건설 점검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어떤 건설사건, 국민의 안전을 소홀히 한 경우, 시장의 신뢰를 잃는 것은 물론 존립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지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GS건설이 시공한 아파트에 부실 논란이 발생한 건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지난 3월엔 서울 중구 '서울역센트럴자이' 필로티기둥 외벽에 균열이 발생한데 이어, 4월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AA13-2블록 '검단 안단테(가칭)' 아파트 지하주차장(1·2층)의 지붕층 슬래브가 붕괴됐다.
두곳 모두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검단 안단테의 경우 해당 부지 위에 어린이놀이터가 들어설 예정이었다는 점에서 입주예정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GS건설은 골조 공사에서 일부 철근이 누락된 점을 사과하고 전국 83개 건설 현장에 대해 정밀 점검을 진행하기로 한 상태다.
원 장관은 "도대체 뭐가 문제일지 입장을 바꿔놓고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경영적 요인으로 비용을 지나치게 조여서 그런건지, 우리나라 1등 브랜드라는 자만감에 세상을 쉽게 생각해서 발생한건지, 그 아래 불법 하도급 문제가 있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 결과에 대해선 어떤 선입견도 없고, 기업에서 해명하면 다 수용해서 가겠다"면서도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고 이걸 돈 문제로 가볍게 생각하는 기업은 아무리 1등 기업이라도 해도 이 땅에 더이상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입주를 해야 되는 아이들 엄마의 입장에서 과연 이대로 계속 공사를 해도 되는건지, 기업이 계속 가도 되는건지, 전반적인 검토의 기회를 반드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6명의 사망자를 낸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직까지 행정처분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선 "현산의 처분권은 서울시가 갖고 있기 때문에 감놔라 대추놔라 할 수 없다"고 했다.
"미분양 자구노력 필요…하도급 업체는 지원"
미분양 등에 따른 지방 부동산 위축에 대해선 정부의 개입 보다는 건설사들의 자구적 노력이 필하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원 장관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9만 가구 선을 가다가 일부 해소되고 있다"며 "준공후미분양은 9000가구에서 멈춰있는데 몇 개월 내 갑자기 늘어날 수 있는 지표가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미분양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 전체 또는 금융기관에 충격을 주거나 건설회사의 현금흐름을 경색시킬만한 움직임이 3~4개월 내로는 없다"며 "그 이후도 현재로선 예측과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분양을 인위적으로 해소하려고 정부가 개입하진 않겠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원 장관은 "지방 부동산 시장도 대구나 충청 지역은 미분양 물량이 조금 많고 다른 지역은 아직까지 미분양 숫자가 의미있게 올라오진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대구는 대부분 정비사업 물량인데 그 지역의 수요를 무시한 과잉공급이 이뤄진게 기본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다"며 "이 부분은 공급의 속도를 조절해서 시간을 두고 해소할 수밖에 없는데 물량을 들고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 시공 순위 10위 내 기업이라 그 시간동안 충분히 버틸만 하다"고 봤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 필요한 건설사들의 자구적 노력으로는 분양가 인하, 등록임대 전환 등을 꼽았다. 다만 지방 하도급 업체는 '극한 상황'은 면하도록 충분히 유동성 공급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원 장관은 "지난 정부 5년 동안 주택, 토목 합쳐서 쌓아놓은 수익이 60조원이 넘는다"며 "물론 지금 돈이 없으면 없다고 하는 게 기업 생리겠지만 그때 당시 투자 판단에 대해선 기업 스스로 책임지는 게 1차적으로 시장 원리에도 맞다"고 말해다.
이어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추거나 임대로 전환하는 등 자구 노력이 우선돼야 하고, 이를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와 연결된 지방 하도급 업체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금융적인 것 때문에 극한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충분히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공사 교체, 유치권 등이 묶여 있는 부분을 관리해서 살릴지 시장의 정리 절차에 맡길건지 최종 결론이 난건 아니다"면서도 "억울하게 쓰러지는 기업, 이 고비를 못 넘겨서 쓰러지는 기업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